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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KIOST] "태풍 공백의 역습, 이제는 새로운 해양환경 현안”
- 등록일
- 2026-10-01 14:26:25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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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안
2024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해안선 200해리 이내를 통과한 태풍은 연평균 2.33개였다. 이는 ‘기후 평년’의 연평균 3.27개보다 28.6% 적은 수치다. 기후 평년은 특정 시점의 기상이나 해양 상태가 평소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기 위해 정해 둔 30년 간(1991~2020년)의 평균값이다.

태풍이 200해리 이내에 머문 시간과 누적 활동 강도는 더 큰 폭으로 줄었다. 평균 체류시간은 평년 66.44시간에서 최근 3년 31.26시간으로 53.0% 감소했다. 태풍의 풍속과 지속시간을 함께 반영한 누적 태풍에너지(ACE)도 평년보다 67.2% 낮았다. 태풍이 통과하는 동안의 평균 강도 역시 55.71노트(kt)에서 45.80노트(kt)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에 더 가까운 100해리 이내에서는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3년간 이 해역의 태풍 통과 수는 평년보다 55.2%, 체류시간은 71.7%, ACE는 88.6% 낮았다. 해역별로 보아도 동해와 남해·황해·동중국해 북부를 묶은 해역에서 태풍 통과 수와 체류시간, ACE가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낮았다.
□ 연구현장 의견
○ 김성훈 해양기후예측센터장
“ ‘태풍 공백’의 역습… 고여버린 바다에 고수온·저염수·빈산소 쌓인다”

최근처럼 우리나라 주변 해역을 지나는 태풍이 줄어들면, 여름철 바다를 강하게 뒤섞어주는 힘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태풍은 강한 바람과 파랑으로 표층과 하층의 바닷물을 혼합해 가열된 표층 수온을 낮추고, 강하게 형성된 성층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킨다. 성층은 가벼운 표층수와 무거운 하층수가 층을 이뤄 잘 섞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태풍의 통과 횟수와 체류시간이 줄면 이런 수직 혼합의 기회도 줄어든다. 여름철 표층 가열과 강수, 하천수 유입으로 형성된 수온·염분 성층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표층의 고수온·저염수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렇게 강한 성층이 오래 유지되면 저층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표층 산소가 저층으로 전달되기 어려운 가운데 유기물 분해로 인한 산소 소비는 계속되면서, 바닷속 산소가 부족해지는 빈산소 현상이 장기화·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영향은 수심이 얕고 해수 교환이 제한적인 연안·만에서 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고수온·저염수·빈산소가 장기간 이어지면 양식생물의 스트레스와 폐사 위험이 커지고 저층 생태계와 수질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의 태풍 활동 감소가 이런 여름철 해양환경 현상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해양환경 현안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노수연 선임연구원(해양순환기후연구부)
“태풍이 줄면 양자강 저염수는 더 오래, 더 멀리 간다”
여름철 양쯔강에서 유입되는 담수는 주변 바닷물보다 가벼운 저염수 층을 표층에 형성한다. 이 저염수는 남풍 계열 계절풍과 해류의 영향으로 동쪽·북동쪽으로 확장해 제주·남해 연안까지 도달하며, 장기간 이어지면 양식생물에 저염분 피해를 낳는다.
태풍이 통과하면 강한 바람과 파랑으로 표층·하층 해수가 섞이면서 이 저염수 층이 빠르게 약화된다. 반대로 태풍이 줄면 혼합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아 저염수 층이 희석되지 않은 채 더 넓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동중국해에 영향을 준 태풍들의 저기압성 순환과 평년보다 강한 동풍의 영향으로 저염수가 제주·남해 쪽이 아닌 황해 쪽으로 밀려나면서, 뚜렷한 저염분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태풍이 우리나라 해역을 직접 통과하지 않아도 주변 바람과 해류를 바꿔 저염수 이동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올해에 국한된 경로 변화이며, 태풍에 의한 혼합 기회가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저염분 피해 위험은 앞으로 커질 수 있다.
○ 김경옥 해양순환기후연구부장
“태풍이 오지 않는 동안 바다에 쌓인 열과 변화가 다음 태풍과 연안 바다를 위협할 수 있기에 해양 관측이 더욱 중요하다”
태풍이 적게 왔다고 바다가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한 성층이 오래 유지되면 표층에는 고수온·저염수가, 저층에는 산소 부족이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태풍 통과 횟수만이 아니라 실제 해양 혼합 정도와 성층의 강도·지속 기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태풍의 영향이 적은 상태에서 폭염·해양열파가 이어지면 상층 해양에 열이 축적된다. 보통 태풍이 지나가며 바닷물을 섞으면 찬 하층수가 올라와 해수면이 식고, 이것이 태풍 발달을 억제한다. 그러나 따뜻한 수층이 깊거나 표층 저염수층이 혼합을 가로막고 있으면 해수면이 잘 식지 않아, 오히려 태풍이 열에너지를 계속 공급받아 빠르게 발달할 수 있다. 태풍 없는 기간의 해양 상태는 고수온·저염수·빈산소 문제뿐 아니라, 이후 접근할 태풍의 발달 여건이라는 관점에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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