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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KIOST] “'끓는 바다'에 사라진 제주 바다숲...연안 생태계 재편 중”
등록일
2026-10-13 11:25:00
조회
52

□ 현안


 바다 생물의 산란장이자 서식처인 ‘바다숲’이 제주 연안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155톤에 달했던 제주 연근해 해조류 생산량은 2025년 154톤으로 줄었다. 15년 만에 97%가 감소한 수치다. 과거 제주 바다를 풍요롭게 했던 우뭇가사리(99.4% 감소)와 톳(95.7% 감소) 등 주요 종의 생산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조류 군락의 감소는 특정 종의 변화나 단순한 일차생산력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연안 저서생태계 전반의 연쇄적인 구조 변화로 이어진다. 해조류가 사라진 갯바위는 연안 생태계 재편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초기 신호인 셈이다. 실제로 핵심 먹이원과 서식처인 바다숲이 흔들리면서 제주 연근해 주요 패류 생산량 역시 동반 감소하고 있다. 


 전복류는 1990년 184톤에서 2025년 1톤으로 99.5%, 오분자기는 1995년 159톤에서 2025년 2톤으로 98.7% 감소했다. 해녀들의 주 소득원인 소라도 2010년 2,466톤에서 2025년 1,436톤으로 41.8% 줄었다. 해조류를 먹고 사는 저서생물 전반에서 자원 감소가 뚜렷하다.


□ KIOST 연구현장 의견


○ 최선경 선임연구원(열대·아열대연구센터)


  “ ‘바다숲’의 조용한 소멸... 97% 급감한 해조류가 알리는 제주 연안 생태계의 변화 신호탄”


 제주 연안 해양생태계의 기초 생산자이자 주요 수산생물의 산란·서식처 역할을 하는 바다숲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제주 연근해 해조류 생산량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155톤이었던 전체 생산량은 2025년 154톤으로 줄어들며 지난 15년간 97.0%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대표 수산자원이던 우뭇가사리는 같은 기간 3,455톤에서 21톤으로 99.4%, 톳은 822톤에서 35톤으로 95.7% 줄었다. 과거 연안 암반에 넓게 분포하던 모자반류는 2010년 230톤 수준이던 생산량이 최근 수년간 거의 집계되지 않을 만큼 위축됐다.





 이러한 해조류 식생의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및 해양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KIOST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 종분포모형(SDM)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모자반 등 주요 대형 갈조류의 생육 적지는 지속적으로 고위도로 북상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생육 적지 축소가 가속화되면서 제주 바다의 토착 해조류 군락의 분포 면적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식·먹이 환경 악화와 수산자원 감소는 해녀 고령화 같은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마을어장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제주의 마을어업 총수입(조수입)은 2015년 246억 원에서 2020년 120억 원으로 51.2% 줄었다. 어촌계의 생산 기반이 크게 약해진 것이다.


○ 손영백 책임연구원(열대·아열대연구센터)


“ ‘끓는 바다’의 경고... 우주에서 포착된 한반도 주변 해역의 뚜렷한 고수온 장기화 추세”


 바다숲이 사라지는 핵심 원인은 빠르게 뜨거워지는 바다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은 세계 평균보다 약 2.5배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적도 부근의 뜨거운 바닷물 영역인 웜풀(Warm Pool)이 넓어지면서, 쿠로시오와 대마난류를 타고 제주로 들어오는 따뜻한 바닷물도 늘고 있다. 열대·아열대 수역을 대표하는 연평균 수온 25°C와 20°C 등온선 역시 뚜렷한 북상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23 개 년 위성 관측 자료 분석에서 25°C 등온선은 약 171km, 20°C 등온선은 약 97km 북상했다.




 

 제주 주변 해역은 고수온이 유지되는 ‘장기화·만성화’ 경향이 매우 뚜렷하다. 2022년부터 5년 연속 8월 평균 수온이 28°C를 넘었고, 2024년 9월에는 수온이 평년보다 3°C 이상 높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6년 5월 수온은 최근 24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문제는 온도만이 아니다. 바다 표면이 뜨거워지면 따뜻한 윗물과 차가운 아랫물이 층으로 나뉘어 잘 섞이지 않는다. 그러면 아래에 있는 영양분이 위로 올라오지 못해 바다의 생산력이 떨어진다. 모자반과 감태 같은 대형 해조류는 빠르게 자라는 만큼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그 공급이 끊기는 것이다.


 이렇게 약해진 해조류는 한계를 넘는 고수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며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성장이 멈추고 잎이 녹아내리며, 다음 세대를 이을 포자와 어린 개체도 제대로 살아남지 못한다. 여기에 수온이 오르면 성게나 독가시치처럼 해조류를 먹는 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져, 겨우 남은 해조류마저 빠르게 먹혀 사라진다. 고수온과 영양 부족, 해조류를 먹는 생물의 압박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제주의 바다숲은 다시 자라날 기회마저 잃어 가고 있다.


○ 김태훈 책임연구원(열대·아열대연구센터)


“숲이 사라진 바다, 불청객의 점령… 제주 연안의 아열대화 지속적 관측 필요”


 해조류가 줄어든 자리에 남쪽 바다의 생물들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2023~2025년 서귀포 보목 앞바다를 조사한 결과, 해조류가 줄어든 암반에서 열대·아열대성 돌산호 5종이 확인됐다. 이 산호들은 암반 면적의 29~55%를 덮고 있었다. 


출처 : KI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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